e스포츠 산업의 희비 가른 대기업들의 참여 어떻게 진행됐을까?

e스포츠 산업의 희비 가른 대기업들의 참여 어떻게 진행됐을까?

최근 e스포츠 업계에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한화생명이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의 프로게임단 락스 타이거즈를 인수하고 '한화생명e스포츠(Hanwha Life Esports / 이하 HLE)'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창단한다는 소식이 들린 것이다.

스타리그 이후 국내 e스포츠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LOL에 새롭게 대기업이 후원하는 팀이 창단된다는 소식에 국내 e스포츠 업계 관계자들과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며, 향후 팀 성적에도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2017 중국 롤드컵 현장

지금이야 승부조작 및 정치적인 이슈 등 여러 요인이 얽히고 설키며 이런 대기업들의 관심도가 떨어졌지만, e스포츠는 여전히 스포츠 마케팅이라는 매력적인 요소를 가진 산업이기도 하다. 브랜드 마케팅에 수십 수백억을 투자해야 효과가 발생하는 마케팅 시장에서 스포츠 마케팅은 브랜드와 자사의 주력 상품을 자연스럽게 주목 시킬 수 있는 분야이며, e스포츠는 젊은 세대에 효과적인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오랫동안 대기업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기도 했다.

국내 e스포츠 시장에 대한 대기업의 참여는 스타리그가 본격적으로 태동하기 시작하던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됐다. 당시 KTF(현 KT)의 'KTF 매직엔스'를 필두로, 삼성전자 칸, 지금은 역사속으로 사라진 팬택앤큐리텔과 임요환이 주축이 된 동양 오리온즈를 인수하며 프로팀을 창단한 SK텔레콤 T1(이하 SKT) 등 대기업의 참여가 서서히 진행되었다.

스타리그

더욱이 스타크래프트를 중심으로 한 e스포츠리그가 당시 정보통신 산업에 무게를 두고 있는 정부 정책과 맞닿으며 다양한 계층에 인기를 얻어가고 있었고, 특히, 당시 10~20대 층에게 폭발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마케팅에 눈독을 들이던 대기업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이런 관심은 2006년들어 2월 르까프 오즈의 창단을 시작으로 CJ 엔투스 및 MBC 게임 히어로, 온게임넷 스파키즈 등의 창단이 이어지며, 스타리그에 무려 10개 게임단이 대기업 혹은 산하 기업에 속해 있는 전성기를 누리기도 했다.

신한은행 프로리그 이미지

스타리그 스폰도 활발하게 진행됐다. 2001년 코카콜라배부터 파나소닉, 올림푸스, 신한은행, 박카스, 대한항공, STX 등 제조업, IT 통신, 항공업 및 금융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업의 리그 스폰이 시작되었고, 이러한 기업들의 지원 속에 스타리그는 숱한 명승부와 프로게이머들의 전설을 탄생시키며 대중의 입에 오르내렸다. e스포츠 생태계는 대기업들의 후원 속에서 이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2004년 광안리 10만 관중

특히, 신한은행의 경우 e스포츠 리그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던전앤파이터, 스페셜 포스, 테일즈런너 등 다양한 게임의 스폰서로 나서며, 게임을 소재로 한 체크카드를 출시하기도 하는 등 보수적이고, 오래된 은행의 이미지를 젊은 층에게 활동적인 이미지로 변화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영광도 잠시 스타리그는 연이은 승부조작과 협회 및 블리자드의 저작권 분쟁을 통한 스타리그의 존립성이 위협 당해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 리그가 갑작스럽게 막을 내렸고, 여기에 게임에 대한 인식이 급격하게 악화되며 셧다운제 등의 정책이 생겨나는 등 국내 e스포츠 시장은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고, 대기업의 지원 역시 점점 줄어들기 시작한다.

이에 2012년 스타리그의 종료와 함께 새롭게 시작된 스타크래프트2의 e스포츠 리그는 지속적인 참가 팀 축소와 선수 부족, 리그 후원사 유치 난항, 또 다시 벌어진 승부조작 사건 등 각종 악재를 겪으며 흥행에 실패해 결국 2014년 스타리그는 14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진에어 그린윙스 등 2개 팀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이 해체되고 만다.

롤챔스 스프링 결승

이렇듯 지속이 불투명했던 국내 e스포츠 시장은 2013년 혜성같이 등장한 라이엇게임즈의 온라인 MOBA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의 등장으로 다시 활기를 띠게 되었다. CJ E&M 엔투스, SKT, KT 롤스터, 진에어 등 스타리그에서 활동한 기업들이 다시 LOL 프로게임단을 창단했고, 이어서 삼성, LG 등의 대기업들까지 새롭게 참여하며 한동안 얼어붙었던 국내 e스포츠 시장에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이러한 대기업들의 후원을 통해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의 소속팀들은 걸출한 선수들을 배출해 내며 전세계 LOL 리그를 제패하였고, 지난 2014년 한국에서 열린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서는 삼성 화이트(현 KSV)가 우승을 차지하며, 전세계 팬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2017 롤드컵 삼성 갤럭시 우승

이렇듯 승승장구 하던 LCK 리그였지만, 과정이 마냥 순탄하지는 않았다. LG의 경우 IM을 인수하며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부족한 지원과 운영으로 곧바로 리그에서 떠났으며, 삼성 역시 스포츠단이 제일모직으로 이전된 뒤 지원이 크게 줄었기도 했다.

여기에 2014년에는 중국 리그가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국내 유명 프로게이머들이 대거 이탈하는 일이 벌어는 것은 물론, 쿠티비, 스베누 등의 기업이 후원을 맡았으나 경영 부진과 방만한 운영 등으로 팀의 존속이 위협받기도 하는 사태가 벌어져 우려를 사기도 했다.

더욱이 삼성의 경우 전세계 8억명 가까운 인원이 지켜본 ‘롤드컵’에 2017년 우승팀이었던 삼성 갤럭시를 포기하는 등 대기업의 지원이 축소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CJ E&M 등 오랜 시간 e스포츠 협회와 손발을 맞춰온 기업이 정치적인 이유로 e스포츠 협회에서 탈퇴를 선언하는 등 현재 e스포츠 시장은 과거 스타리그에서 활발했던 기업들의 후원은 다소 줄어든 모양새다.

2016 롤드컵 결승전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승부조작부터 게임 인식 악화 등의 악재로 e스포츠 산업에 대한 기업들의 후원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들려온 한화 생명의 팀창단 소식에 많은 업계 종사자들과 팬들이 관심이 쏠리고 있다”라며, “2020년까지 약 15억 달러(약 1조 6,812억 원)에 달하는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되는 등 어엿한 하나의 스포츠 마케팅 시장으로 성장한 e스포츠 산업에 앞으로 어떤 기업이 관심을 보일지 앞으로의 모습이 주목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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