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준의 게임히스토리] 30년간 이어온 불친절의 역사 프롬소프트 (1부)
[조영준의 게임히스토리] 30년간 이어온 불친절의 역사 프롬소프트 (1부)
'YOU DIED'
극악의 난이도로 악명이 높은 다크소울을 즐겼던 이라면 그 어떤 장면보다 친숙하게 화면에서 만날 수 있는 단어다. 화면을 가득 채우는 범위 공격과 한 방만 맞아도 빈사 상태로 만드는 미칠 듯한 대미지, 접근을 불허하는 패턴의 공격 그리고 게이머가 몬스터를 상대하는 것이 아닌 몬스터가 게이머를 사냥하는 듯한 느낌을 줄 정도로 여느 보스 보다 어려운 일반 몬스터까지.
"세상에 어떤 정신나간 레벨 디자이너가 이딴 식으로 어려운 게임을 만들었나?"할 정도로 높은 난이도로 악명을 높인 다크소울은 게이머들의 도전심을 자극하는 보스들과 유기적인 맵 구성, 그리고 흥미로운 스토리까지 '어려움'을 하나의 장르로 소화시키며, 3편이 나온 지금까지도 게이머들의 호승심을 유발하는 게임으로 유명하다.(물론 지금은 팬티 한장 입고 몬스터를 농락하는 팬티맨들이 다수 포진되어 있지만)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게임을 개발한 프롬소프트의 게임들 대다수가 바로 이 다크소울 같이 불친절하고, easy라는 단어와는 몇 광년 떨어진 어려운 게임으로 가득차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프롬소프트의 전통(?)은 창립 당시인 1986년 시부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실 프롬소프트는 게임 개발사가 아닌 농업, 기계 등 사무용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였는데, 이 중에는 돼지 사료를 배포하는 프로그램도 존재할 만큼 게임과 전혀 관련 없는 기업 중 하나였다. 그러던 중 1900년부터 PC용 게임을 개발하고자 했지만, 결국은 실패했고, 결국 1994년 프롬소프트의 첫 결과물이 나오게 되니 그 작품이 바로 '킹스필드'다.
'킹스필드'는 1994년 처음 모습을 드러낸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의 초창기 타이틀 중 하나로, 당시 카트리지(팩)에서 CD로 격번하던 시기에 프롬소프트는 PC 게임을 개발하던 노하우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단 몇개월 만에 RPG를 선보이는 괴력을 발휘하여 게이머들을 놀라게 했다.
이 '킹스필드'는 1인칭 3D RPG라는 당시 일본 게임의 주류에서 벗어난 스타일의 작품이었는데, 암울하기 짝이 없는 어두운 던전을 헤처 나간다는 점과 마법과 근접전을 모두 플레이할 수 있는 독특한 스타일의 전투로 많은 호평을 받기도 했다.
특히, 이 꿈도 희망도 없는 듯한 어두운 세계관과 침침한 게임 분위기는 물론, 게임 시작 후 0.5초 만에 물에 빠져 사망한 것이 공식 기록으로 존재할 만큼 엄청난 난이도를 자랑했는데, 이러한 요소는 프롬소프트의 전매 특허로 자리잡아 대표작인 아머드코어와 다크소울에도 그대로 적용되었다.
첫 작의 흥행에 힘입어 킹스필드는 지속적으로 후속작이 출시되었고, 서양에서도 큰 인기를 끌며, 해외 게이머들에게 프롬소프트라는 이름을 단단히 인식시키기도 했다. 물론, 3편 이후 발매된 게임들은 팬들의 실망과 실망을 더하는 퀄리티로 발매되어 모든 게임이 평타 이상은 한다는 프롬소프트의 게임에 흑역사로 남았으며, 2006년 발매된 킹스 필드 애디셔널과 모바일 버전에 이르러 더이상 찾아보기 힘든 시리즈가 되었다.
킹스 필드의 발매 이후 자신감을 얻은 프롬소프트는 처음부터 본인들이 꿈꿔웠던 중장 메카가 등장하는 게임 개발에 착수했고, 그 결과가 1997년 7월 지금까지 전세계 수 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게임을 선보이는 그 게임이 바로 '아머드코어'다.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발매된 '아머드코어'는 로봇을 직접 조종하여 악당들과 싸우는 뻔한 스토리가 아닌 용병회사 소속으로 클라이언트 들에게 임무(미션)을 받아 이를 수행하고, 돈을 받아 거대한 음모에 다가간다는 독특한,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다.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여러 파츠를 조합해 나만의 로봇을 만드는 '어셈블리 시스템'으로, 하단부를 2족, 4족, 탱크형으로 구성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미사일, 레이저, 박격포, 기관총 등의 무기로 꾸밀 수 있어 게이머들의 도전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것도 아머드코어의 특징 중 하나였다. 물론, 강력한 무기일 수록 패널티가 존재해 EN(에너지) 소모량이 많아 다른 무기를 장착하기 어렵다던가, 중량 제한 및 속도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등 왕도가 없어 여러 메카 조합이 잡지에 소개될 정도였다.
프롬소프트의 easy 없는 난이도 역시 그대로 적용되어 적의 메카를 상대하고, 비행체를 공격하는 동시에 지상의 공격을 회피해야 하는 등 숙련되지 않으면 죽음을 면치 못하는 극악의 맵이 다수 등장하며, 공격과 동시에 회피 기동을 해야 하는 조작도 매우 어려워 게임의 화려함을 보고 입문한 게이머들이 그대로 중고로 판매되는 일도 부지기수 였다.
하지만 게임기의 능력치를 한계까지 끌어내는 게임성 덕에 아머드코어는 신규 게임기의 런칭 타이틀로 이름을 높였고, 실제로 아머드코어2는 플레이스테이션2, 아머드코어4는 플레이스테이션4의 런칭 타이틀로 이름을 높이기도 했다.
이렇듯 '아머드코어'를 통해 상업적인 성공과 명성을 얻은 프롬소프트는 이때부터 본인들의 장점아닌 장점을 발휘하게 되는데...
<30년간 이어온 불친절의 역사 프롬소프트 1부는 2부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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