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 주고 사랑받는 게임 속 어버이들

기쁨 주고 사랑받는 게임 속 어버이들

나를 낳아주시고 키워주신 어머니, 아버지의 감사함을 표하라고 국가에서 공식으로 지정한 어버이날이 돌아왔다. 결혼을 했다면 두 어버이를 모두 챙겨야 하고, 평생 나를 위해 희생하신 어버이의 은혜를 조금이라도 갚고자 지갑이 얇아지기도 하지만, 평소에 연락하기 힘든 부모님을 찾아뵙고, 가슴에 꽃 한 송이 꽂아드리는 정겨운 날인 것이 사실.

이처럼 부모님과 우애가 돈독해 지는 어버이날을 맞이해 게임동아에서는 자식들에게 기쁨을 주고 사랑을 받는 게임 속 캐릭터를 뽑아 보았다. 물론, 괴혼의 아버지처럼 자신이 저지른 일을 아들에게 모두 떠넘기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거나, 철권 시리즈의 미시마 가문처럼 아들을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 난 가족도 있고, 심지어 왕위를 계승하겠다며 패륜을 저지르는 아서스 같은 인물도 있지만 말이다.

더라스트오브어스 스크린샷

[지옥같은 세상에서 소녀를 지키는 '라스트오브어스'의 조엘]

등장과 함께 올해의 게임 GOTY를 수상하며, 게임역사의 마스터 피스에 오른 '라스트오브어스'(이하 라오어)는 곤충의 살을 먹고 사는 곰팡이가 인간에게 퍼지면서 이에 감염된 감염자들이 등장하여 전세계가 쑥대밭이 된 그야말로 대재앙에 의해 모든 것이 무너진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더욱이 곰팡이에 감염된 감염자들이 진화한 '플리커'와 살인, 방화를 일삼는 집단들이 창궐하는 것은 물론, 식량을 얻기 위해 서로를 '사냥'하고, 인육을 먹는 것을 서슴지 않는 인간들로 인해 세상은 그야말로 지옥도가 펼쳐지는 것이 이 '라오어'의 세계다.

이 게임의 주인공인 조엘은 대재앙이 일어난 20년 전 감염자로 오해 받아 딸을 잃은 남자로 모든 것에 무뚝뚝하고, 사람을 신뢰하지 않는 인물로 등장한다. 하지만, 입에 육두문자를 달고 살지만, 어쩌면 인류의 희망이 될지도 모르는 엘리와 갑작스럽게 떠난 여행에서 온갖 고난을 겪은 조엘은 여러 사건을 함께 겪으며 서서히 감정이 열리게 되어 엘리를 몸을 던지게 된다.

라스트오브어스 리마스터

특히, 이제는 볼 수 없는 딸을 떠올리는 조엘과 보호 받아야 할 어린 나이에 너무 험한 세상을 살아간 엘리가 점점 조엘을 신뢰하는 과정을 게임을 진행하면서 그대로 느낄 수 있어 몰입도를 더한다. 이중 납치당한 엘리를 찾기 위해 큰 부상을 당했음에도(몸에 철근이 관통됐다!) 분노하며 고문까지 감행하며 엘리를 찾는 부분과 원래 가수가 되려고 했다는 조엘이 쑥스럽게 엘리에게 기타를 쳐주는 장면은 게이머로 하여금 '부정(父情)이 이런 것이구나..'라는 감정을 절로 불러오는 장면으로 꼽히기도 한다.

오는 2018년 출시를 앞두고 있는 라오어2에서 과연 조엘이 등장할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지난해 공개된 영상에서 성장한 엘리가 기타를 치며 복수를 다짐하는 장면이 등장하는 등 조엘의 행방에 대해 궁금증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데드라이징2

[좀비에게 물린 딸을 구하기 위해 좀비 학살자가 됐다? 데드라이징2 척 그린]

위에서 소개한 라스트오브어스와 같이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에 빠지지 않는 단골 손님이 바로 좀비다. 사람을 물어 바이러스를 퍼트려 살아있는 시체로 만드는 좀비는 영화, 소설 및 TV 매체에서 장르를 가리지 않고 등장하고 있는 것이 사실. 하지만 데드라이징2에 등장하는 주인공 척 그린은 조금 위의 예시와는 다르다. 바로 본업이 좀비를 처치하는 기술을 예술로 승화시켜 돈을 버는 '좀비 학살자'이기 때문.

척 그린이 이 같은 모험을 하는 이유는 바로 딸인 케이티 그린이 좀비에 물려 바이러스에 감염되자 이를 치료하기 위한 백신 값을 벌기 위해서다. 그야말로 딸을 위해 몸을 내던지는 이 시대의 아버지라 할 수 있겠지만, 문제는 이 좀비를 처치하는 방식이 학살에 가깝다는 것.

데드라이징 2

실제로 데드라이징 시리즈는 좀비를 얼마나 다채롭고, 다양한 방식으로 처치하는지가 주요 콘텐츠인 게임으로, 주인공들 역시 괴물이고 좀비고 전부 사냥하는 그야말로 헌터의 기질을 제대로 보여주는 이들로 구성되어 있다. 존 그린 밑 바탕에는 딸을 구하려는 아버지의 모습이 있지만, 좀비나 세상이 어수선해지면 등장하는 사이코패스들을 처치하는 것이 대부분으로 그려진다.

재미있는 것은 데드라이징의 외전인 '데드라이징2: 오프더레코드'에서는 사이코패스로 등장한다는 것으로, 딸인 케이티 같은 인형을 들고 주인공을 공격한다는 점이다. 물론, 평행세계를 다룬 외전인 만큼 정식 스토리는 아니지만, 인형을 들고 다니며 딸을 지키려는 듯한 척 그린의 모습은 애잔할 지경.

여기에 3편에도 등장해 이제는 장성한 케이티가 아버지에게 폐를 끼치기 싫어 가출을 하자 온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들며, 딸을 찾아 해메는 여전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언더테일 토리엘

[아 언더테일 아시는 구나? 언더테일의 토리엘]

인디게임의 새로운 지평을 연 게임 언더테일에서 가장 초반에 만나는 등장인물인 토리엘만큼 다양한 해석을 내놓는 캐릭터도 드물다. 처음 지하세계로 떨어진 주인공을 맞이하며, 생존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은 물론, 잠자리와 먹거리도 제공하는 등 끝없는 헌신을 보여준다.

'모르는 것이 최고의 리뷰'라는 평가도 존재할 만큼 스토리에 매우 민감한 언더테일의 특성상 구체적으로 소개할 수는 없지만, 이 토리엘의 호의는 게임을 진행할 수록 게이머로 하여금 여러 추측을 자아내 의심하게 만들며, 게이머의 선택에 따라 토리엘의 변화가 극명하게 갈려 더욱 충격을 주고는 한다.

언더테일 더 뮤지컬(사진출처 유튜브)

특히, 주인공이 지하세계 밖으로 나가는 것을 극도로 만류하는데, 게이머의 선택에 따라 내용이 달라지지만, 토리엘이 왜 주인공을 그토록 만류했는지 그 이면을 알게 되었을 때는 마치 부모님에게 큰 상처를 준 것만큼의 느낌을 줄 정도의 감정이 느껴졌을 정도다. 자세한 건 언더테일을 직접 플레이해서 확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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