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준의 게임 히스토리] 듄2부터 COC까지 전략게임의 역사 Part.1

[조영준의 게임 히스토리] 듄2부터 COC까지 전략게임의 역사 Part.1

자원을 모으고 그 자원을 활용해 유닛을 생산해 전투를 벌이는 거대한 전장. 전략 시뮬레이션을 상징하는 요소 중 하나다.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는 RTS는 자원을 채취하고, 자원을 소모해 건물을 짓거나, 병력(유닛)을 생산해 상대방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목표로 진행되는 단순한 게임 룰을 가진 장르다.

토탈워: 워해머2

이 장르의 대표적인 게임이 바로 20년째 국민게임으로 등극하고 있는 것은 물론, 명절마다 사용량이 급상승하는 신 민속놀이 '스타크래프트'다. 이 스타크래프트의 대성공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의 e스포츠리그가 시작되었고, PC방 문화가 전국에 빠르게 확산되었으며, 이 스타 리그의 성공으로 e스포츠가 세계 유수의 언론사에서 주목하는 시장으로 성장했으니 전략 시뮬레이션이 게임에 미친 영향은 실로 엄청나다.

국내에서 이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는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이하 RTS)과 턴제 전략 게임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등 모든 것이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게임은 RTS, 히아로즈마이트앤매직, 코에이 삼국지, 슈퍼로봇대전 등은 턴제 전략 시뮬레이션으로 구분하는 것이 편하다. 여기에 최근에는 토탈워 시리즈를 비롯해 진행은 턴제, 전투는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등 각 장르의 장점이 융합된 게임도 등장하는 중이다.

다만 턴제 전략 게임은 시뮬레이션 이외에 여러 게임 장르에서도 혼합되어 등장하기 때문에 이번 히스토리에서는 자원을 소비해 유닛을 뽑는 시뮬레이션 기반의 게임만 소개하도록 하겠다.

스톤커스와 허족쯔바이 이미지

이런 전략 시뮬레이션이 게임 역사에 처음 드러난 것은 게임이라는 게임업계의 태동기였던 1980대로 올라간다. 전략 시뮬레이션 중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것은 RTS로, 이 당시 RTS는 실시간으로 진행된다는 긴박함과 당시로써는 획기적인 자원 시스템 등 턴제 전략 게임과 실제 미니어처 게임의 전투를 융합한 매우 참신한 장르의 게임이었다.

실시간 전투를 도입했다는 측면에서 봤을 때 1983년에 등장한 '스톤커스'(Stonkers)를 RTS의 시초라고 볼 수 있다. '스톤커스'의 경우에는 지금 흔히 떠올리는 RTS와는 다른 모습이지만, 보병, 차량, 탱크, 서플라이 트럭 등을 키보드와 조이스틱을 통해 컨트롤할 수 있었다. 이 게임은 RTS에라는 장르가 확립되기 이전에 출시된 게임이었기에 당시에는 RTS가 아닌 워게임으로 분류됐으며, 많은 게이머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병력 생산이나, 자원의 채취와 같은 요소가 없었기에 현재의 RTS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같은 실시간 전략 게임들은 '스톤커스'이후에도 많이 출시됐으며, 1989년에 등장한 '허족쯔바이'(Herzog Zwei)도 비슷한 맥락이다.

'허족쯔바이'는 일부에서는 최초의 RTS로 봐야 한다고 주장할 정도로 RTS의 요소들이 접목돼 있다. 게이머는 기지에서 병력을 생산하고 수송기를 이용해 다양한 유닛을 배치할 수 있었다. 생산과 유닛의 배치라는 측면에서 현대의 RTS와 유사한 면이 있으나, 조종할 수 있는 유닛은 수송기 한대 뿐이었기 때문에 완벽한 형태의 RTS라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오히려 RTS보다 지금의 '디펜스 게임'과 더 흡사한 형태이기도 하다.

듄2 플레이화면과 이미지

바로 이때 등장한 것이 바로 RTS를 사실상 완성시켰다고 평가 받는 웨스트우드의 '듄2'(Dune 2)다. 1992년 출시된 '듄2'의 개발사 웨스트우드는 기존의 게임과는 차별화된 장르임을 부각시키고자 했고, 그 결과 패키지에 명확하게 'Real-tiem strategy'라고 표시해 RTS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했다.

또한, 자원의 채취, 건물의 건설, 병력 생산 등의 요소를 확립한 것은 물론, 전투를 치를 경우 직접 유닛을 컨트롤하는 방식과 각 가문별로 특색 있게 등장하는 유닛과 기술발전(테크트리) 등 현재의 RTS 대부분의 개념을 최초로 선보인 기념비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재미있는 것은 '듄2'는 사실 웨스트우드가 명작 SF 소설로 꼽히는 '듄'의 판권을 얻자 마자 개발하기 시작했는데, 원작대로 '듄'이라는 타이틀로 출시하려고 했으나 개발 기간 중 웨스트우드의 모회사이자 유통사인 인터랙티브에서 '듄'이라는 이름의 어드벤처 게임이 먼저 출시됐기 때문에 '듄2'라는 이름으로 출시됐다는 것. 때문에 당시 인터넷의 부재 등으로 해외 소식이 상대적으로 늦었던 국내에서는 실제로 "'듄2'가 이렇게 재밌는데, 듄1은 어딨냐?"는 우스갯 소리가 정말로 존재하기도 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이처럼 '듄2'에서 성립한 RTS는 이후 웨스트우드의 또다른 명작인 커맨드앤컨커(C&C) 시리즈의 성공으로 더욱 물론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등의 게임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으며, 1998년 '듄2'의 리메이크 작품이라고볼 수 있는 '듄2000', 2001년에는 정식 후속작인 '엠퍼러: 배틀 포 듄'이 출시되기도 했다.

아울러 '듄2'보다 1년 늦은 1993년에는 '스트롱홀드'(Strong Hold)가 등장했으며, 1994년에는 '워크래프트'(War Craft)가 등장하는 등 PC의 발달에 힘입어 다수의 유닛이 등장해 전투를 치르는 RTS는 더욱 많은 작품이 출시되며 춘추 전국 시대를 맞게 된다.

워크래프트1 메인 이미지

이렇듯 가능성을 보여주던 RTS는 개인용 PC가 널리 보급되면서 발전과 보급 속도가 더 빨라졌는데, 1993년 펜티엄 기반의 PC가 등장하고 윈도우의 보급 등으로 마우스가 PC에서 중추적인 역할로 자리 잡은 이후에는, 마우스를 기반으로한 RTS가 인기 장르로 올라서기 시작한다.

바야흐로 RTS를 필두로 한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의 전성시대가 시작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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